유치원 일기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유치원은? 유치원 선택의 기준은 바로...

엄마표성장연구소 2025. 7. 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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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새끼... 보육 위주의 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유치원을 보낼 때만큼 엄마의 마음이 복잡할 때는 없을 듯하다. 과연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유치원은 어떤 유치원일까? 먼저 보내본 선배 엄마로서의 생각을 정리해보자 한다.

 

1. 언제 저렇게 훌쩍 컸을까...

나는 외동딸 한 명을 키우고 있다. 이제 9세니까 초등 저학년도 마지막 해인 셈이다. 언제 저렇게 컸을까... 세월 참 빠르다 싶다. 지금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정말 많아졌고 심부름도 잘하고 도리어 엄마를 많이 도와주기도 한다.

내년부터는 고학년이라고 생각하니 역시 학습적인 것에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인다.

초등 저학년은 국어 급수시험, 수학 단원 평가 정도 외에는 제대로 된 평가라는 것이 거의 없고 그마저 틀린 문제 다시 풀어오기, 엄마 싸인 받아오기 정도여서 친구들 속에서 내가 어느 정도 위치인지도 정확하게 알 수도 없다.

꾸준히 열심히 시켰고 그다지 성적이 나쁜 편인 것 같지는 않은데 워낙 잘 하는 아이들, 워낙 많이 시키는 아이들이 많으니 엄마 마음은 늘 불안하기만 하다.

2. 시간을 다시 돌린다면 나는 이런 유치원을 선택하겠다.

나는 자연주의 유치원을 보냈었다.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이제 겨우 4~6세인데 학습적인 부담은 전혀 느끼지 말고 좋은 친구와 사귀는 법부터 먼저 배우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후회한다. 그 유치원이 무조건 나빠셔 였다기 보다는 마침 딸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할 때 코로나가 터졌기 때문이다.

3월 2일 입학식은 커녕 부분 돌봄만 먼저 시행되고 모든 아이들이 다 출석하는 것은 5월이나 되어야 가능했다. 자연주의 유치원은 산으로 들로 혹은 여러 가지 체험 현장 학습을 많이 데리고 다녀 주시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모든 나들이가 아무래도 유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원내에서라도 재밌게 놀고 여러가지 체험을 시켜주어야 하는데 "오늘은 뭐 하고 놀았니"라고 물어보면 매일 단짝 친구 몇 명과 소꿉놀이했다는 대답 밖에는 없었다.

아직 있었던 모든 일을 정확히 다 설명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기억 속에 정말 재밌었다고 엄마에게 자랑할 만한 무엇인가가 없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본 선배 엄마로서 4세가 되어 처음 유치원에 보낼 때 (혹은 5세까지는 큰 규모의 어린이집을 보내다가 한 해 늦게 전학을 하는 아이들의 경우) 무엇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3. 교사의 이동이 잦은 유치원은 다시 생각해 보자.

 

첫째는 바로 선생님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정확한 이유를 학부모가 다 알 수는 없지만 유독 선생님들의 입퇴사가 잦은 유치원들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근무환경이나 열악하거나 근무 강도가 너무 힘든 것이 아닐까 싶다. 사립유치원도 교육부에서 지정한 누리 과정을 다 이수해야 하지만 어떤 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지고 어떤 식으로 놀이 과정이 이루어지는가 하는 것은 천차만별이다.

학습적인 것을 많이 강조하는 유치원도 있고 자연주의 유치원처럼 놀이 활동을 많이 강조하는 유치원도 있다.

별 프로그램 없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진행되는 유치원이 있는가 하면 여러 가지 좋은 프로그램들로 스케줄이 꽉 짜여진 유치원들도 있다.

전자가 더 좋다, 후자가 더 좋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이의 취향 따라 또 엄마의 소신 따라 각자 선택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전자의 유치원이건 후자의 유치원이건 모든 프로그램의 핵심은 무조건 교사의 역량이다. 아직 아이들이 너무 어리기 때문이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한 선생님이 맡아야 하는 아이의 수는 한 학년씩 올라갈수록 점점 많아져서 초등학교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부담임 선생님이나 보조 선생님, 담임을 맡지 않는 미술 선생님, 체육 선생님이 따고 있기도 하지만 역시 모든 것은 어떤 담임 선생님을 만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당연히 모든 선생님들은 최선을 다하시겠지만 각 유치원마다 특색이나 스타일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는 데는 그만큼 시간이 들기 마련이다.

한, 두 해 지나고 이제 겨우 베테랑이 되어갈 때쯤 전근을 가버리신다면 결국 아이들은 또 새로 적응기간을 거쳐야 하는 선생님에게 맡겨질 수밖에 없고 아이들을 돌보는 것보다 행정적인 것에 적응해야 하는 시간이 너무 많이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딸아이가 다녔던 유치원은 학 학년이 3 반씩이었는데 엄마들 사이에서 2반 선생님은 어디 가셨어? 3반 선생님도 그만 두신 거야?라는 말을 들을 때의 기분은 참 씁쓸했다.

유독 해가 바뀔 때마다 그만두는 선생님이 많은 유치원은 아닌지 그것부터 꼭 점검해 보기를 권한다.

4. 진짜 제대로 놀아주는 곳 vs 프로그램이 체계적인 곳

진짜 제대로 놀 수 있는 유치원이 있다면 나는 두 번 고민하지 않고 그 유치원을 선택할 것 같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모든 것을 놀이를 통해서 배우기 때문이다.

아직 제대로 친구를 사귀는 법도 친구와 트러블이 생겼을 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도 미숙한 아이들이다. 그냥 마음껏 실컷 놀아라... 자유놀이 시간만 많은 유치원은 남자아이들은 딱지놀이, 여자아이들은 소꿉놀이가 거의 전부다.

하루는 딸아이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는데 너무 화가 나서 유치원으로 달려갈 뻔했다.

"선생님은 어디 가셨어? "

"교무실에 계셨어 혹은 교실에 같이 계시기는 했는데 우리랑 놀아주지는 않았어... 그래서 친구에게 소꿉놀이 하자고 했더니 화냈어. 어제도 계속 그것만 했잖아. 지겹지도 않아?"

원래 내가 이 유치원을 선택했던 이유는 선생님들이 너무나 재밌게 놀아주신다는 선배 엄마들의 평이 가장 많이 작용했었다.

엄마인 내가 그렇게 재밌는 사람도 아니고 늘 바쁘기도 할뿐더러 외동인 아이가 혼자 심심해하지는 않을까 늘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나의 기대는 다 무너지고 유치원에서 너무 많이 해서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소꿉놀이를 또 하자...라고 했다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다니...

이 또한 위와 동일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바로 담임 선생님의 역량이다. 행정적인 일 처리로 너무 바빠 제대로 아이들과 제대로 놀아주지 못하는 유치원이라면 차라리 내가 데리고 있는 쪽을 택하겠다.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나 교구를 가지고 노는 것보다 사람과 노는 것이 훨씬 더 좋다. 그러나 그런 활동이 4~6세의 아이들끼리만 가능할 리가 없다.

자신도 같이 아이가 되어 신나게 놀아주실 선생님이 없다면 차라리 프로그램이 체계적이고 많은 교구를 가지고 수업을 하는 유치원을 권하고 싶다. 초등학생이 되면 저학년만 해도 그런 놀이 참여 시간이 굉장히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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