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site-verification: googlecf568bf26b4e0c0f.html google-site-verification: googlecf568bf26b4e0c0f.html google-site-verification: googlecf568bf26b4e0c0f.html 아이 스스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의지가 부족할 땐?
본문 바로가기
초등학교 2학년 일기

아이 스스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의지가 부족할 땐?

by 라일락꽃잎 2024. 3. 26.
반응형

공부라는 것이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이 있을까? 너무 극소수라서 그렇지 있긴 있을 것이다. 모르던 것을 알아나간다는 그 자체에서만도 느껴지는 희열감?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공부에 재미 따윈 없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모두들 학교를 다니고 학원도 다니고 숙제도 하고 문제집도 푼다. 그 이유는 하고 싶지는 않지만 왜 해야 하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결국 공부는 정신적 성숙함이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이 꾸준함을 만들어 우등생이 되기도 하고, 열등생이 되기도 한다. 아이 스스로가 열심히 해야겠다는 성숙함이 나오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옳은 방법일까?

 

1. 스스로 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기다려준다.

2. 억지로라도 일단 먼저 끌고 간다.

 

1. 이미 잘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

 

세상 모든 일이 결과가 좋으면 결국 그 선택이 옳았고, 방법 또한 맞았다고 정당화되기 마련이다. 1번이 가능하다면 가장 민주적이고 가장 이상적이며 성적도 제일 잘 나올 수 있는 방법이다.

"말을 물가로 억지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 억지를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라는 속담처럼 2번은 그다지 좋지 않은 방법이다. 아이와 끊임없는 신경전과 대립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억지로 잡혀 있었다고 한들 스스로 마음을 주지 않았으니 성적이 전혀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이 너무나 달라졌다.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는 한 반이 60명이 넘었다. 그다지 존재감이 없는 아이는 일 년을 한 교실에서 보냈지만 이름조차 못 외우고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30명이 넘으면 과밀학급이라고 엄마들이 들고일어날 태세다.

딸아이의 학교도 25명씩이다. 한 반이 60명쯤 될 때에는 소위 "깔아주는" 아이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지금 세상은 그렇지 않다. 외동인 아이들도 정말 많고, 많아야 2명, 형제, 자매가 셋 이상인 경우는 정말 드물다. 엄마가 워킹맘인 경우도 상당히 많으니, 엄마의 퇴근시간까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도 각종 돌봄 교실과 학원, 공부방 등을 다닐 수밖에 없다.

올해 2학년으로 올라간 딸아이의 학교에서는 지난주에 기초학력평가가 있었다. 첫 입학한 1학년 아이들을 제외하고 전 학년 모두 같은 날에 실시되었는데 2학년은 결과 발표를 하지 않아서 점수는 알 수가 없었다. 딸아이에게 잘 쳤냐고 물어보니 너무 쉽게 나와서 틀릴 만한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담임선생님도 정확한 점수와 등수를 가르쳐 주시신 않았지만 대부분 100점이거나 1, 2개 정도만 실수로 틀린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아무리 쉽게 출제되었다고 하지만 1학년 동안 배운 전 범위에 걸쳐 출제된 국어와 수학 시험이었는데 대다수가 다 맞았다는 뜻이다.

즉 위에서 내가 표현한 밑에서 "깔아주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2. 결국 많이 시키기 시작했지만 전쟁과 같은 날들

 

이제 겨우 한 학년을 보내고 2학년이 된 딸아이의 성적을 정확히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는 아이들이 25명 중 많아봐야 5명, 상위권에서 절대 밀려나지 않는 아이들이 5명, 그 나머지 15명 정도의 아이들이 고만고만하게 중간을 형성하고 있는 듯하다.

1학년 때 딸아이의 성적은 상위 5명에 들어가기에는 약간 부족할 때도 있고, 중간급 15명보다는 좀 잘하는, 즉 애매하게 끼인 정도였던 것 같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가을이 될 때까지 나는 단 한번 공부를 시키지 않았다. 물론 공부방이나 학원도 보낸 적이 없다. 아직은 유치원생같이 너무 어려 보이기도 하고, 큰 가방 메고 매일매일 학교 잘 다니는 것만으로 기특해서 공부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름 수업시간에 집중 잘하고 문제도 열심히 푸는 것 같은데 어른의 도움이 없이는 그 이상은 어려운 듯싶어 보였다.

왜냐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5명의 아이는 조금 잘하는 편이 아니라 월등히 잘하며, 이미 다음 학년의 것을 선행하고 있고, 하루, 이틀 열심히 한 것이 아니라 유치원 때부터 꾸준히 많이 시킨 아이들이기 때문에 쉽게 뒤집어질 성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가 전혀 봐주지 않고 있는 사이, 자신보다 잘하는 친구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된 딸아이는 자신감이 떨어져 가는 것 같았다. 스스로 "나는 공부를 썩 잘하진 않아"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저학년일 때는 학습에 큰 부담감을 주지 않아야겠다는 계획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 모든 일이 자신감이 반이지 않은가? 1학년때 벌써 공부에 자신감을 잃어서야 고학년이 되어서 치고 나갈 동력이 나올 리가 없다.

1학년 2학기 때부터는 국어는 한글 급수시험이 시작되고 수학은 받아 올림과 받아 내림 단원이 나오기 때문에 제법 어려워진다. 그냥 학교에서 수업 열심히 듣는 것으로 어느 정도는 하겠지 마음 놓고 있었던 나는 매일 집에서 급수 모의시험을 치고, 수학 문제집도 3권을 사서 열심히 풀게 했다. 내친김에 초등 입학 후 조금 느슨하게 시키고 있었던 영어와 한문도 바짝 고삐를 죄었다.

당연히 성적은 올랐다. 중급 난이도의 문제도 헤맬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최상위 문제도 곧잘 푼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인 듯하다.

1학년과 2학년은 확연한 성장의 차이를 보인다. 학교가 돌아가는 패턴을 완전히 파악하고 적응 완료했으니 제법 말도 못 되게 하고 대들기도 한다. 딸아이는 원래 굉장히 순하고 착한 기질의 아이로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지만 친구 엄마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니 아이들이 대부분 그런 변화를 보이는 것 같았다. 1년 사이에 많이 성장하기도 했고, 나쁜 말투등을 서로서로 따라 하는 것이다.

그런 변화의 시기에다 학습적인 부담도 많아졌으니 거의 매일 아이와 전쟁을 치르는 느낌이다. 다시 성적이 떨어지지 않도록 지금의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매일매일 시켜야 하는 양은 점점 늘었으면 늘었지 결코 줄지 않는다. 아이도 왜 해야 하는지를 알기는 하지만 놀고도 싶고 순순히 따라오기에는 반항심도 커졌다.

3. 1번을 택할 것인가? 2번을 택할 것인가?

 

주변 엄마들이 유니콘 엄마라고 부르는 친한 엄마가 한 명 있다. 왜 그런 별명을 붙였냐면 내가 알고 지내는 엄마들 모두 통틀어 가장 공부를 안 시키기 때문이다. 안 시키는 이유는 아이가 안 하려고 하기 때문이란다.

딸아이와 친구 사이인 그 엄마의 딸은 당연히 급수시험을 쳐도 많이 틀리고 연산도 매우 느렸다. 나는 그렇게 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떨어져 있는 아이의 자신감이 더 추락할까 봐 걱정이 되어서 방향을 바꾼 것인데 그 엄마는 여전히 느긋하다.

알아서 하겠죠...  안 한다고 매일 아이와 전쟁을 치르고 싶진 않아요... 등등

나는 그 엄마의 배짱이 놀랍기도 했고 조금은 부럽기도 했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안 하려고 하는 애를 너무 많이 시키지 않더라도 그래도 1학년은 1학년으로서, 2학년은 2학년으로서 최소한은 해야 할 공부의 양을 해낼 수 있는 습관을 들여야 하지 않겠냐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내가 골랐던 문제집 중 가장 괜찮았던 문제집을 추천해 주었다.

어제 그 엄마와 통화를 했는데 그 엄마에게도 변화가 있었고 아이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아주 작은 양이지만 매일 꾸준히 풀기로 약속을 했고, 그동안 너무 안 시켰기 때문에 실력은 형편없지만 그래도 굉장히 열심히 잘 풀어서 기특하다는 것이었다. 우선 나의 추천을 받아들여 좋은 변화가 있었다니 기분이 좋았고 잘했다고 칭찬해 주었다.

하지만 내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 정도만 시켜서는 결코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가 없고, 그렇게 조금만 시키니 아이와 싸울 필요도 당연히 없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를 끊고 또 나는 아이와 전쟁을 시작한다. 친구 아이에 비해 내 딸아이가 매일매일 해야 하는 양은 10배는 되는 것 같다.

왜냐면 나는 목표를 "어떻게 해서든 3등 안에는 든다"로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 엄마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스스로 더 해야겠다는 마음이 나올 때까지는 해야 하는 학습량도 스스로 결정하도록 기다려준다는 입장이다.

"요즘은 너무 많이 시키는 아이들이 많아서 한번 뒤쳐지면 따라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이야기해 주어도 "그렇게 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구요"란다.

아이가 상위권에 들지 못하면 지구가 무너질 것 같은 나와는 완전히 다른 쿨한 반응이다. 그리고 다음 멘트가 더 걸작이다.

"설사 공부를 잘 못 한다고 해도 내면이 단단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결론적으로 나는 잘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내 딸아이가 훨씬 더 잘하지만 2번의 방법으로 하고 있는 내가 1번의 방법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친구 엄마에 비해 잘하고 있는 것인지 말이다. 어쩌면 이 문제는 애초에 정답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이 다 같이 하고 있는 고민이기도 할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아이 스스로 1번의 시기가 빨리 오는 경우다. 너무 뒤처져 따라잡기 힘들어지기 전에 말이다. 일단 나는 아무리 힘들어도 2번의 방법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각 방법의 장, 단점 또한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참고 인내하기로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는다. 아이가 정말 하기 싫어하는 날은 과감하게 실컷 놀게 해 준다던지, 내 뜻대로 따라오지 않는다고 야단을 치거나 겁을 주거나 부정적인 말은 삼가기로 다짐했다. 결국 열심히 해야 하는 아이나 억지로라도 끌고 가야 하는 엄마에게나 필요한 것은 " 忍" (참을 "인") 하나인 듯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