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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일기

초등 영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려야 할까?

by 라일락꽃잎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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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초라면 입학과 동시에 영어 레벨 테스트를 거쳐 분반을 하고 1학년 때부터 영어를 배우지만, 공립초는 3학년부터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한다. 물론 시작부터 아주 어려운 영어를 배우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3학년부터 영어 공부를 시키기 시작하는 어머니들은 잘 없으실 것 같다. 올해 초2인 딸아이를 예체능 과목 외에는 전 과목 "엄마표 공부"를 시키고 있는 나 역시,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과목은 단연 영어다. 초등학교에서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준비하면 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1.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없어진 초등학교

 

요즘 학교에서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없고, 성적표도 대충 "매우 잘 함"이라고 표기되어 오기 때문에 아이의 정확한 수준을 알 수가 없다. 작년 딸아이가 1학년이었을 때, 여름방학 전 받아온 1학기 성적표는 담임선생님이 마킹을 해 주셨는데, 겨울 방학 전 나누어 주신 성적표는 아이 스스로 자신의 실력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동그라미를 치라고 하셨단다. 결국 전문학원에 가서 레벨 테스트를 받아 보아야 내 아이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친하게 지내는 엄마의 첫째가 올해  5학년이 되었다. (둘째 아이와 내 딸아이가 친구 사이다) 사교육을 그다지 많이 시키지는 않았지만, 공부머리도 좋고 꾸준하고 성실한 편이라 전 과목 그런대로 잘하는 편인 것 같다.

4학년 일 년 동안은 작은 공부방 형식의 영어 학원을 보냈는데, 5학년이 되면서 좀 더 큰 학원으로 옮기고 레벨 테스트를 거쳐 수준별로 반 배정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테스트 결과는 이제 5학년으로 올라온 것을 감안하면 그런대로 기초가 잘 닦여져 있는 편이라고 나왔고, 초등 레벨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의 class로 배정되었다. 몇 개월 정도 이 반에서 수업을 해 보고, 잘 따라갈 수 있으면 중학교 수준 선행 준비반으로 올리자고 하셨단다.

앞으로 학습하게 될 교재 리스트를 먼저 나누어 주셨다고 해서, 딸아이를 집에서 가르칠 때도 일단은 이 정도 수준을 목표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유심히 살펴보았다.

다음은 리스트 중 한 권인  "No more monsters for me"라는 교재로, 다른 어머니들도 참조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 장 캡처해 올려 보았다. 그러니까 초등학생이 이 정도 수준을 읽을 수 있고, 의미도 통하고, 문법적인 면도 이해하고, 쓸 수도 있다면 중학교 수준 선행을 시작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2. "No more monsters for me"

 

어린이 영어 동화 "No more monsters for me" 5 page

 

 

어린이 영어 동화 "No more monsters for me" 24~25
 page

 

어린이 영어 동화 "No more monsters for me" 26 page

출처: Harper Collins

 

(초등학생 자녀를 두신 어머니들은 이 교재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하다. 나름 열심히 아이의 영어 공부에 신경을 많이 써 왔던 나만의 분석이니, 각자 다 상황이 다를 것이므로 참고 정도만 하셨으면 좋겠다)

 

1. 어휘 수준

 

2학년인  딸아이에게 물어본다면 아마 뜻을 모르는 단어는 없다고 할 것 같다. 책의 모든 페이지를 다 캡처한 것은 아니지만 보시다시피 그다지 어려운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거기다 아직 각 페이지마다 많은 그림들이 있으므로 내용을 파악하는 것도 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내용 자체의 눈높이가 초등 저학년 정도인 것 같다.

아이들에게 영어 원서로 학습을 시킬 때 부딪히게 되는 난관 중의 하나가 아이의 영어 실력과 내용의 눈높이 차이라 할 수 있다. 즉, 아직 영어 수준은 그 정도에 미치지 못 하지만, 이미 많이 컸는데 등장인물과 내용은 훨씬 더 어린아이 수준이라면 몰입도와 공감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작업은 역시 다독이 첫째다. 딸아이의 영어가 그리 유창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유치원 입학 전부터 워낙 많은 영어책을 읽어주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영어책은커녕 한글도 전혀 모를 때라 아이는 내가 읽어주면 그림을 보고만 있었다. 그 작업을 꽤 오랫동안 반복해서 했더니 특별히 따로 단어를 외우게 하지도 않았는데도 꽤 많은 단어를 알고 있는 듯하다.

외국어는 우선은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구슬이 많이 모여야 꿰어서 목걸이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2. 문법 수준

 

여기서 문법이라고 하면 엄마들이 학교에서 배웠던 딱딱하고 어려운 grammar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주 간단하게 줄여서 말하면 "알고 있는 단어를 조합해서 문장을 만들 줄 아는 힘"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문법 역시 이 책의 문장들은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니다. 일단 한 문장의 길이가 대부분 짧다. 문장의 길이가 길어지려면 부사절이 붙던지, 관계대명사가 등장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가장 중점적으로 익혀야 하는 것은 과거 시제를 만들기 위한 동사의 2단 변화인 듯하다. (완료시제나 수동태가 거의 나오지 않으므로 과거완료는 당장은 필요하지 않은 듯하다) 특히 -ed를 붙여서 과거를 만드는 기본형 외에 said, ran, gave 등이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어는 무조건 동사 중심의 언어다. 형용사나 명사의 형태로 나왔어도 그 root라고 할 수 있는 동사의 형태를 바로 떠올릴 수 있어야 하고, 불규칙 3단 변화는 처음부터 꼼꼼히 다져가며 학습을 시켜야 한다. 지금은 단어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고, 자주 나오는 아주 기본적인 동사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대충대충 넘어가 버릇하면 나중에 한꺼번에 제대로 외우기는 정말 힘들다.

모국어 외에 다른 언어도 구사할 수 있게 되는 즐거움이 있는 영어 공부가 아니라, 이해하기도 어려운 데다가 외울 것까지 너무 많은 그야말로 가장 싫은 과목이 될 수도 있다. "기초가 잘 닦여져 있네요"라는 뜻은 아주 쉽지만, 너무 중요한 이런 면들을 얼마나 잘 정리하면서 넘어왔는가를 뜻한다.

동사를 중심으로 명사, 형용사 순으로 단어를 확장해 가며 각 품사의 개념을 이해하고 난 후, 그 단어가 문장에서 어떤 문장성분으로 쓰이고 있는지 큰 틀을 잡을 수 있어야 모든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관계대명사까지 갈 수가 있다. 그 수준까지 올려야 그림은 없어지고, 문장이 길어지기 시작했을 때, 듣고 이해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결국은 가장 높은 수준인 writing까지 수월하게 할 수 있다.

 

3. 회화 수준

 

엄마와 아이가 대화하는 문장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책이다. 이 정도 길이의 예문이면 통문장으로 암기 연습해 보기에 딱 좋다.  단어를 알고, 품사와 문장성분을 어느 정도 이해했으면 speaking 연습도 당연히 꾸준히 시켜야 한다. 순서를 바꾸어 많이 들려주고 말해보는 연습을 먼저 한 뒤, 왜 그렇게 쓰이는지 하나씩 정리해 주는 방법을 써도 된다. 지금 딸아이에게 매일매일 시키고 있는 연습인데 나는 전자의 방법을 쓰고 있다. 영어 유치원을 다닌 것도 아니므로 당연히 아직은 많이 어려워한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영어 문장의 큰 틀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는 감을 잡을 수 있게 된다. 문법 용어들을 굳이 동원하지 않아도, 영어 문장은 5가지 형식 외에 다른 구조는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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