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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일기

다른 아이와 비교는 금물/ 가장 조심해야 할 옆집 엄마/ 지나친 사교육과 선행/ 엄마표 초등 교육

by 라일락꽃잎 2024.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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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이제 2학년이 된 딸아이의 삼일째 날이었다. 담임선생님도 좋으시고, 새 친구들과도 조금씩 가까워져 가며 잘 적응하고 있는 듯하다. 아이는 잘하고 있는데, 3일 만에 나는 완전히 뻗어 버렸다. 이유는 엄마들과의 만남과 대화가 나를 너무 지치게 했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꼭 필요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나 혼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친한 엄마들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그러다 보면 인간적으로도 금방 친해져 마치 오랫동안 알아온 언니, 동생처럼 각별한 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새 학기가 시작되어서 그런가... 학 학년씩 진급했으므로 학습적인 부담이 그만큼 커져서 그런가... 다들 신경이 너무 날카로워져 아직은 즐거워야 할 학교와 공부가 마침 전쟁터가 되어 버린 느낌이었다.

 

1. 엄마표 초등교육을 시키는 이유

 

그동안 나는 결코 아이에게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지나친 선행으로 아이가 공부에 미리 질려버리지 않도록, 그렇지만 각 학년에서 익혀야 할 것은 결코 부족하지 않도록 충실히 가르쳐 왔다고 내심 자부해 왔다. 사교육은 내 능력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예체능 정도만 시키는 것으로 하고, 국어, 영어, 수학, 한문 등 모든 과목은 직접 가르치고 있다.  물론 이제 겨우 2학년이니 내용이 쉬워서 가능한 것도 있지만, 엄마표 초등 교육을 시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다.

학교와 미술 학원과 피아노 학원까지 마치고 아이가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4시다. 이제 겨우 만 8살인 아이가 아침 일찍부터 오후 4시까지 제 나름, 선생님 말씀에 최대한 집중하며 여러 가지 수업을 소화하느라 꽤 힘들었을 것이다. 집에 돌아오면 씻기고 좋아하는 간식을 먹이며 오늘은 학교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그냥 수다의 시간으로 보일지 몰라도 아이와 나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TV도 조금 보게 해 주고 (한국어 방송이나, 만화를 보지는 않는다. 영어는 많이 듣고 보는 노출의 시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영어 프로그램을 본다. 요즘은 "Max and Ruby에 완전히 꽂혀있다. 노곤해하면 낮잠도 한숨 자게 한다. 그리고 난 뒤 나와 함께 아이가 공부하는 시간은 1시간에서 길어야 1시간 30분 정도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매일매일 꾸준히 하는 습관을 기르는데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다.

 

2. 구구단을 미리 외우는게 그렇게 중요하나요?

 

선행을 전혀 시키지 않는 나로서는 2학년이 되자마자 모든 엄마들이 곱셈병에 걸린 것 마냥, 아이가 구구단을 외우는지 못 외우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구구단은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수학의 마지막 단원에 처음으로 나온다. 초여름 정도가 될 텐데 그때 내가 어디에 갈 것도 아니다. 그 단원을 배우게 될 때 같이 외우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내 딸아이가 수학머리가 나쁘지도 않다.

근데 엄마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면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아직도 구구단을 못 외우냐는 식이어서 슬슬 기분이 상하기 시작했다. 복습이 제일 좋은 예습이라고 생각한다. 곱셈은 덧셈 개념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지금 아이에게 앵무새처럼 구구단을 외우게 할 시간에 교과서 진도대로 좀 더 덧셈의 개념을 확실히 잡아주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

뭐~ 각자의 소신과 스타일이 다른 법이니까...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무슨 과목은 무슨 학원, 무슨 과목은 무슨 학원이 대세고 초등 2학년인데 5학년 수학을 풀고 있는 아이의 이야기며, 중학교를 마칠 때까지는 고등학교 수학을 반드시 마쳐놓아야 하는데, 그 이유가 한 바퀴를 돌린 아이들은 2~3바퀴를 돌린 아이들을 절대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쯤에서 나는 그냥 먼저 일어나고 싶었지만, 꾹 참고 입은 다물고 황당한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기만 하다가 헤어졌다.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몸살이 올 지경이어서 어제는 아이 공부를 아무것도 봐주지 못하고 일찍 자버렸다.

3. 흔들리지 않는 아이에 대한 믿음과 엄마의 소신

 

(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선행을 미리 미리 시키시고, 많은 사교육을 시키시는 분들을 절대로 비난할 의도는 없음을 먼저 밝힌다.)

내가 기분이 나쁘고 힘들었던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속상함이었다. 나는 현직 교사는 아니지만 교사자격증도 있고 한 때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많이 했었다. 아이들은 틀 속에 집어넣어 구워내는 붕어빵이 아니기에 각자 다 스타일이 다르고, 경제적인 면이나 시간 안배를 생각해도 각 집마다 사정이 다르다.

딸아이의 학습 방법은 나의 소신과 아이의 성향을 충분히 고려해 많든 시간표다. 학년이 올라가면 당연히 조금씩 양도 늘려나가고 난이도도 높여나갈 것이다.

그런데 내가 친한 엄마들과의 대화 속에서 불쾌감을 느낀 것은 내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감을 느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이 정도 양의 공부를 하고 있는 딸아이에게 갑자기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교육에서 어떤 경우에도 다른 아이와의 비교는 금물이다. 공부는 무조건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감과 자존감이 반이다. 옆집 엄마의 ~카더라 때문에 내 아이에게 가장 적합하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일껏 만들어놓은 패턴을 뒤집어엎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어제만 해도 나는 너무 속상한 나머지 매일 해오던 루틴을 다 집어치우고 일찍 자버렸다. 결국 나와 내 아이만 하루 손해를 본 것이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고 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사교육의 힘이 아무리 강력하다 해도 결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열심히 하면서 그때그때 또 다른 방법도 찾고, 적절히 사교육도 추가하면 될 것이다.

"지금 엄청나게 선행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절대로 못 따라간다"라는 문장에서 절대로~라는 단어는 뺐으면 한다. 선행과 사교육을 많이 시킨 아이들이 결국 더 잘할 확률이 좀 더 높을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아이 스스로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할 때까지, 규칙적으로 꾸준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성실한 너는 반드시 잘할 수 있을 거야" 믿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소신이 더 필요할 듯하다.

엄마로서의 흔들리지 않는 소신을 다시 한 번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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