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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일기

초등학교 2학년 학습 계획표, 방과 후 교실, 학원

by 라일락꽃잎 202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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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시작되었던 2학년 1학기의 첫 일주일... "이제 제일 어린 학년은 아니구나"라는 묘한 설렘과 "새 학년, 새 반에서 그런대로 잘 적응하고 있구나"라는 안도감이 교차한 한 주였다. 1학년때는 학교라는 새 울타리에 잘 적응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었다. 하지만 영어 교과가 시작되고, 수학이 제법 어려워지기 시작하는 3학년을 미리 염두에 두고, 2학년 때는 학습적인 면에 좀 더 신경을 쓸 계획을 세웠다. 중요한 것은 전체 학년의 큰 틀을 먼저 세우고, 학년에 맞게 적은 양이라도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1학년 때도 그런대로 성실하게 해 왔기 때문에 갑자기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별로 없다. 무슨 공부를 얼마나, 어떻게 시키고 있는지는 집집마다 정말 다양할 것 같은데, 예체능 과목 외에는 "엄마표 학습"을 시키고 있는, 딸아이의 학습계획표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피아노 학원과 미술학원

 

1학년 때 "나의 장래 희망"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딸아이의 말로는 남자아이들은 "의사"가 많았고, 여자아이들은 "화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 아직 다양한 직업의 세계와 구체적인 내용은 모를 학년이었지만, 여자 아이들은 그리고, 만들고, 꾸미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체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1학년 초부터 꾸준히 시켜온 미술학원은 당분간은 그만 둘 계획은 없다. 4학년 정도까지는 보낼 생각이다. 4년 정도면 웬만큼의 기본기는 배울 수 있을 것이고, 중학교 때 수행평가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딸아이에게도 미술은 최고의 힐링 시간인 것 같다. 집에 와서도 틈만 나면 그리고, 만들고, 오리고 붙이기 삼매경이다. 여자 아이들은 특히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을 만들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즐거움이 큰 것 같다. 

 

피아노는 이제 체르니로 넘어갔기 때문에 즐거움만의 시간은 아니다. 아름다운 곡들을 틀리지 않고 제대로 쳐냈을 때의 기쁨은 정말 크지만, 역시 만만치가 않다. 엄마 마음 같아서야 체르니 50번까지도 마치게 해 주고 싶지만, 우선은 체르니 100을 무사히 마치고, 체르니 30까지는 해 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 후에의 진도는 그때 가서 상황을 보고 원장님과 다시 상담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학원에서 피아노를 친 후 책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에서도 연습할 수 있도록 교재를 따로 구매했다. 그날 학원에서 쳤던 부분을 한, 두 번이라도 다시 복습해 보고, 내일 나갈 진도도 먼저 한 번 맛을 보고 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기본적인 악보는 잘 읽지만, 음역대가 넓어졌으므로 복잡해진 계이름은 잠깐씩 생각해야 할 때도 있다. 바로바로 읽을 수 있는 훈련을 시키는 것이 진도가 빨리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2. 방과 후 교실

 

1학년 때는 학원 2개에 방과 후 교실까지 하는 것은 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 1번도 시키지 않았다. 주산이나 사고력 수학같이 직접적으로 공부에 도움이 되는 수업도 많지만, 역시 아이들은 잘 안 하려고 하는 편이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단짝 친구와 재밌는 수업을 시켜달라고 하도 성화를 부려서 화, 목 2번은 컴퓨터 수업, 토요일 1번 하는 요리 강좌를 신청해 주었다.

 

컴퓨터 수업은 1, 2학년 대상 수업이기 때문에 대단한 것을 배우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주로 타자 연습 정도의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담당 선생님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게임 같은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컴퓨터와 친해질 수 있도록 잘 진행하시는 것 같아, 2학년 들어 제일 좋아하고 화, 목을 즐거워하는 것 같다.

 

요리교실은 아직 한 번도 해 보지는 않았는데 메뉴 구성을 보니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는 없는 다양한 레시피들이라 토요일만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대부분 오븐을 이용하는 요리가 많았지만, 가스불을 사용할 것 같은 요리들도 몇 개 섞여 있어서 특별히 조심하라고 당부해 두었다. 선생님께서 어린 학년의 아이들은 안전하게 잘 지도해 주시리라 믿는다. 

 

방과 후 교실은 정원이 25명에서 30명 정도인 수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학습적으로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고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재밌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스트레스도 풀고, 그 속에서 또 성장하며 배우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고학년들은 학습적인 부담 때문에 방과 후 교실을 선택하는 수가 많이 줄어들게 된다. 아직 저학년일 때 이것저것 경험하게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3. "엄마표 학습" 시간표

 

국어: 학교 진도에 맞춰 어떤 내용을 배우고 익혔는지 대충 훑어준다. 그다지 힘들어하는 내용은 없는 듯하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맞춤법과 띄어쓰기 등을 교정해 준다.

 

수학: 학교 진도에 맞춰 문제집 1~2장씩을 푼다. 선행은 나가지 않고 지금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적당한 난이도의 문제집을 자신감 있게 풀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은 방학을 이용해, 지난 학기 수학의 최상위 레벨의 문제집을 같이 풀어봄으로써 한 학기를 마무리한다)

 

영어: 2학년이므로 아직 학교에서 배우지는 않는다. 학교에서 단체 구매해 준 Reading Gate 어플을 이용하는데, 22단계의 레벨로 세분화되어 수천 권의 원서가 수록되어 있고, 책을 읽고 난 후 문제를 풀게 되어 있다.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Certificate Completion"이 본사에서 학교로 내려오고, 1년에 2번 독서량과 점수를 합산해 대상, 우수상, 장려상 등을 수여하는 대회도 있다. 1학년 때는 듣기 훈련만 집중적으로 시켰기 때문에 2,500권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낮은 단계는 책 한 권이 몇 문장 안 되기 때문에 그리 대단한 양은 아니다)

1학년 겨울방학부터는 읽기와 쓰기 연습도 시작했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영역이니, 듣기 연습 때보다는 훨씬 낮은 단계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2학년이 되면서부터는 기본적인 문법개념도 같이 가르치고 있다.

대단한 문법은 아니고 주어가 3인칭 단수일 때 동사에 -s가 붙는다던지, 과거 시제가 되면 동사의 형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일반동사와 be동사의 차이점 등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문법 위주로 책을 읽으면서 관련 내용의 문장이 나올 때마다 반복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아이와 함께 그날의 책 한 권을 같이 외워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한문: 한문을 쓰고 부수와 획수를 익히는 것에 초첨을 두는 것은 아니다. 8급이나 7급 정도의 한문의 뜻과 음을 알고 한자가 각 한글 단어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공부한다. 한문 공부라기보다는 한글 어휘력 공부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피아노: 그날 학원에서 배웠던 것을 틀리지 않고 칠 수 있는지 복습해 보고, 내일 나갈 진도를 미리 한 두, 번 쳐본다. 앙상블을 같이 쳐줘야 하는 곡들도 있어서 수십 년 만에 나도 다시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다. 손이 굳어 뜻대로 잘 안 되기도 하지만, 딸과 함께 연주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독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그림은 빠지고 글만 있는 책으로 서서히 바꾸어 나갔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세계명작동화다. 아직 한글을 못 읽었을 때는 매일 내가 읽어줬는데, 이제는 잠들기 전 한 챕터 정도씩 혼자 읽어보고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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