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2학년으로 올라가는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는 주변에 친한 엄마들이 꽤 있다. 엄마들과의 대화의 주제는 첫째도, 둘째도 공부일 것 같지만, 사실 더 큰 화두는 교우관계인 것 같다.
새 학년으로 올라가 담임 선생님도 바뀌고 친한 친구와 떨어졌을 때 과연 잘해 낼 수 있을까... 특히 유치원을 졸업하고 드디어 초등학생이 되는 7세 아이를 키우고 계신 부모님들이라면 그 걱정이 더 하실 것이다.
오늘은 14년 차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이서윤 선생님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의 특징"에 관한 강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너무 걱정하지 말고 믿음감을 가지고 지켜보자
작년 딸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면서 나의 가장 큰 걱정도 역시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근데...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단 한 명도 같은 유치원 출신이거나, 동네 친구이거나, 아는 아이가 한 반이 되지 않았다.
친한 친구는 없더라도, 건너 건너라도 연결해 줄 수 있는 아이도 찾을 수가 없었다. 친한 엄마들에게 몽땅 전화를 돌려보고 난 후에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너무 걱정이 되었다.
아이도 반 편성 결과를 듣더니 많이 속상해하며 울었다. 우는 아이를 다독여만 줄 뿐, 실제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지만 방법이 없었다.
근데 조금 울다 금방 그친 딸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의 나를 보며 말했다.
"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알아서 어떻게 해 볼게"
아... 이제 마냥 어린아이는 아니구나. 너무 대견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잘할 수 있을 거야 격려해 주며, 믿음감을 가지고 지켜보기로 했다.
그동안 이런 경우를 대비해 "좋은 친구 사귀는 법"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 주긴 했다. 그 책들의 요지는 간단하다. "좋은 친구를 사귀고 싶으면, 네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라!"
그 방법대로 했는지 딸아이는 일주일 만에 단짝 친구를 만들고 즐겁게 1학년을 생활을 잘 보냈다.
2. 무조건 지배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양보도 잘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아이들이 호감이 가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먼저 말을 걸어본다던지 하는 방법으로 조금 친해지는 것은 오히려 쉬울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친구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때, 그 갈등을 어떻게 잘 극복하고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기질에 따라 분류해 보면 양보형, 지배형, 회피형, 협력형으로 나눌 수 있다.
양보형은 친구에 대한 배려가 지나친 나머지 자신의 것은 전혀 챙기지 못하고 무조건 양보하는 유형이다.
지배형은 반대로 절대 친구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것만 챙기는 유형이다.
회피형은 친구와 트러블이 생겼을 때 아예 말을 안 하거나 쉽게 삐치는 유형이다.
협력형은 나의 욕구와 친구의 욕구, 두 가지 다 중요하게 여기는 유형이다. 당연히 가장 바람직한 유형은 협력형일 것이다.
양보가 절대적인 미덕인 것처럼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부모님들도 너의 정당한 권리는 뺏기지 말고 친구한테 당당히 이야기하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친구에 대한 배려"와 "나의 권리 뺏기지 말기"를 동시에 잘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을 때도 많다.
내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갔을 때, 이 두 가지가 잘 되는 아이로 키우려면, 우선 가정이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는 분위기여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요구가 너무 부담스러운 요구일 때는 무조건 안 돼...라고 윽박지르기보다는 부모와 충분한 대화로 서로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 이런 체험을 하며 자란 아이는 친구 관계에서도 그 표현과 행동이 그대로 나오게 된다. 무조건 다 양보한다든지, 무조건 다 내 거야...라고 한다든지, 울거나 삐치거나, 무조건 선생님에게 일러바치거나 하지 않는다.
3. 공감 능력이 있는 아이가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
어른의 경우를 생각해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사람에게 호감이 가고, 오랫동안 좋은 관계가 유지되는지를 생각해 보자. 자기 입장만 생각하고, 늘 자기주장만 시끄러우며 내 마음은 하나도 몰라주는 사람과 지인 관계를 오래 유지하고 싶지 않다.
아이들도 역시 마찬가지다. 내 마음과 기분을 읽어주는 공감능력 있는 친구가 최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내 아이를 공감능력이 있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이 또한 양보형 아이로 키우는 solution가 동일하다. 가정에서 공감받으며 자란 아이가 친구의 입장을 공감할 줄 알고, 내 의견도 주장하기는 하되 친구가 기분 나쁘지 않게, 그렇지만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게 된다.
유치원생이라면 모를까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 일어난 일을 엄마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다. 문제의 정도가 심하다면 담임선생님께 도움을 청하거나 상대 아이의 엄마와 이야기를 나눠 본다든지 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결국 내 아이 스스로 이겨나가야 할 일이다.
그럴 때 아이의 힘든 마음을 공감해 주고 "엄마는 네가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는 믿음을 주되, 엄마가 더 힘들어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덤덤한 척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때로는 양보도 하고 배려도 하며
자신의 주장도 할 수 있는 경험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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