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을 찾아보면 "인싸"라는 단어는 "인사이더"의 줄임말로,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아이들을 기준으로 하면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고 한 반의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고 선생님께도 인정받는 아이 정도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부모님이나 내 아이가 "인싸" 이기를 간절히 원하실 것이다. 오늘은 아주대학교 소아정신과 조선미 교수님의 "인싸"와 "아웃싸" 관한 강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먼저 다가갈 수 있어야 "인싸"
신학기가 시작된 지 한달반 정도가 지났으니 대충 아이들이 새 선생님과 새 친구들에게 적응을 했을 시점이다. 초2 외동딸을 키우고 있는 나는 이제 더 이상은 딸아이의 교우관계나 적응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알아서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 착한 아이들을 절친으로 잘 만드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절대 아니다. 어릴 때는 너무 낯을 가리고 엄마와 절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어린이집도 못 보냈다. 5세가 되어 유치원에 입학했을 때도 과연 친구들과 제대로 어울릴 수 있을까... 늘 마음을 조려야 했다.
그렇다고 엄마가 유치원 교실 뒤에 앉아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항상 담임선생님께 친구를 잘 사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부탁하거나, 친한 엄마들을 통해 같은 반에 붙여줄 만한 아이가 없는지 열심히 수소문하고 다녔다.
그런데 조선미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보니 이 방법은 그다지 좋지 않은 방법인 듯하다. 특히 이제는 유치원생도 아니고 초등학생이니 친구는 자기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친구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는 것"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갈 수 있어야 친구를 사귈 수 있다. 그런데 항상 어른이 그 과정을 도와줬다면 스스로는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아이가 될 수도 있다.
작년, 초등학교 입학 후 반 배정을 받아 보니, 친했던 친구들과 다 떨어졌음은 물론이고, 건너 건너 아는 아이도 한 명도 없었다. 딸아이는 펑펑 울면서 학교 안 다닐거야...라며 크게 실망을 했다.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나도 울기 직전이 되었는데, 실컷 울고 난 딸아이가 "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어떻게 해 볼께" 라며 도리어 나를 위로해 주었다.
그 순간, 나는 아~이제 마냥 어린아이는 아니구나.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실제 딸아이는 몇 일 간 탐색시간을 거친 후, 한 명씩 한 명씩 친한 친구들을 만들어 나갔고, 즐거운 1학년 생활을 보냈다.
2. 부모가 지나치게 맞춰준 아이, "아웃싸"가 되기 십상이다
딸아이가 6세였을 때, 유치원의 한 친구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던 적이 있다. 그 아이가 내 딸을 괴롭혔느냐? 그 반대라고 할 수 있다. 그 아이는 딸아이를 최고의 절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항상 역할놀이를 할 때는 모든 아이들이 하고 싶은 하는 엄마 역할은 자기만 해야 했다. 하도 강하게 고집을 해대니 원하는데로 맞추어 주다가도, 한 번씩 돌아가며 자신이 원하는 역할놀이를 하기를 원했던 친구들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때 그 아이가 하는 말은 항상 "너는 내 친구잖아~ 내가 엄마하고 싶어" 였다. 즉, 그 아이의 기준에서는 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해 줄 거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자신도 친구가 원하는 것을 맞춰주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결국 같은 반 아이들이 하나, 둘 그 아이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고, 그 아이 곁에는 거의 친구가 남지 않게 되었다.
집에서 아이와 놀아줄 때 많은 부모님들 아이가 원하는 데로 맞춰주는 경향이 있다. 게임을 해도 공정한 룰을 지켜야 하다는 것을 가르치기보다는, 졌을 때 너무 속상해하는 아이를 위해 대충 대신 져주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가 세상으로 나갔을 때, 세상은 절대 내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때로는 게임에 졌을 때의 속상함과 분함도 겪게 해 줘야, 게임은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것이라는 것을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부모가 지나치게 아이에게 모든 것을 양보해 주거나 원하는 데로 맞추어주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3. 일부러 "인싸"로 키울 수는 없다. "아웃싸"가 되지 않도록 도울 수는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으려면 이왕이면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패션감각도 뛰어나고, 무엇인가를 특출나게 잘한다면 당연히 유리하다. 그러나 위의 요소들은 대부분 아이와 부모의 노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타고나야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적어도 아웃싸가 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아웃싸가 되지 않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눈치가 있고 협동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들 피자 먹겠다는데 자신이 원하는 치킨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리는 아이는 아웃싸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피자나 치킨이나 대부분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오늘은 치킨이 더 땡긴다고 해도, 많은 친구들이 피자를 원한다면 치킨은 다른 날에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으니, 그래 오늘은 내가 양보한다...가 가능해야 무리에 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데로 하지 못 하면, 왜 내가 양보해야 해?라고 끝까지 우기는 아이들이 있다. 특히 가정에서 양보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는 외동의 아이들이 이러한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결국 가정에서 타인에게 맞출 줄 아는 사회성을 기르지 못 한 아이는 학교에서 더욱 힘든 과정을 겪게 된다. 학교는 절대 내가 원하는 데로 돌아가지 않는다. 내가 눈치껏 전체의 의견에 맞추고 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일을 처음 겪게 할 때 부모의 마음은 한없이 아프고 눈물바람 꽤나 흘리는 것을 지켜봐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 없이 단체생활을 바로 시작하는 것은 마치 온탕에 있다가 엄청나게 차가운 냉탕으로 바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초등학교 1학년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서윤 선생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의 특징 (0) | 2024.02.21 |
---|---|
첫 출발부터 탄탄하게, 디딤돌 "초등수학 기본+응용" (0) | 2024.01.09 |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해야 할 것, top5 (0) | 2024.01.06 |
공립초, 사립초의 현명한 선택 (0) | 2023.05.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