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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일기

겨우 2학년인데 성조숙증?

by 라일락꽃잎 202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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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성장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은 물론 알고 있었다. 여학생의 경우 초등학교 5~6학년이면 대부분 초경을 한다고 하니 이전과 비교하면 3년 이상은 빨라진 듯하다. 근데 다른 아이들과 다 같이 성장 속도가 빠른 것이 아니라 특별나게 빠르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성장이 빨리 시작하고 또 빨리 끝나버린다는 성조숙증... 그저 매스컴에서나 들어볼 수 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1. 2학년... 성조숙증 진단을 받다.

 

작년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같은 유치원 출신도, 동네에서 친한 친구도 아무도 같은 반이 되지 않아 너무 속상했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이름의 가나다라순으로 번호가 정해졌고 자리도 번호 순서대로 앉았는데, 딸아이는 4번이었고 앞자리에 앉은 3번 친구와 너무 죽이 잘 맞아 학년이 바뀐 지금도 제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아이들끼리 너무 친하니 엄마들끼리도 자연스럽게 자주 만날 일이 생기게 되고 지금은 엄마들끼리 마치 친언니, 동생인 것처럼 각별하게 지낸다.
늘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학원 문제 등에 대해 서로 의논하는 것은 기본이고, 좋은 일이 생겼을 때는 가장 많이 축하해 주고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무조건 하소연부터 심각하게 들어준 후, 같이 걱정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정말 좋은 지인이 되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아이들이 정상 등교를 하니 한숨 돌리게 되어 오랜만에 같이 커피 타임을 가졌는데...
정말 너무 충격을 받아서 하루가 지난 지금도 잘 실감이 나질 않는다.
가슴에 몽우리가 잡혀 내분비내과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성조숙증이란다.

2. 성장 억제 호르몬 주사를 맞기 시작했다.

 
딸아이와 친구아이,  둘 다 생일이 좀 빠른 편이기는 하지만 이제 겨우 2학년이다.
2학년이 되었으니 2학년인가 보다 하는거지 엄마 마음으로는 아직도 내 손이 많이 가야 하는, 몸도 마음도 너무 어린 아기같이 느껴진다.
그런데 성조숙증이라니....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결과가 그렇게 나왔고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기 시작했으니 1~2년 후면 생리를 시작하게 될 것이란다.
내 또래 지인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첫생리는 거의 대부분 중학교 때 시작한다. 가끔 초등 6학년에 시작했다는 지인들도 몇 명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제 겨우 2학년이니 2년 후에 시작한다고 해도 겨우 4학년이다.
4학년이면 저학년은 아니지만 그 당황스럽고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 며칠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다.
방법은 딱 하나 밖에 없단다.
한 달에 한 번씩 호르몬 주사를 맞는 일이다. 성장호르몬이 너무 일찍 과도하게 분비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니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속도로 성장하도록 일단 성장을 멈추는 주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비용은 1회에 10만원 정도인데 만 9세가 되기 전에 맞기 시작해야 나라에서 보험처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보험 처리가 되어도 5만원은 자부담금이라 2년 정도 맞는다고 계산하면 그 금액도 만만치 않을 듯하다.
돈도 돈이지만 한 달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것, 그리고 호르몬 주사이기 때문에 맞고 나면 하루, 이틀은 꽤 아프다는 이야기까지...
내 친딸처럼 느껴지는 아이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 대목에서 나는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3. 성조숙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환경오염... 그리고 역시 유전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모양이었다. 이 아이의 엄마도 첫 생리 시기가 상당히 빨랐다고 한다. 또 요즘 아이들이 무분별하게 유튜브 등의 성적인 영상에 쉽게 노출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한다. 아무 의미도 모른 체 그런 영상들을 보고 있다 보면 뇌에서 자극을 받게 되고 성호르몬이 빨리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나마 나라에서 반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또래 친구들과 성장의 속도를 비슷하게 맞출 수 있는 주사가 있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까?
근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성장 억제 주사이기 때문에 주사를 맞는 동안은 키가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호르몬 주사와 성장 주사를 같이 맞히는 경우도 꽤 있단다.
내 조카애도 초등학교 때 성장 주사를 맞았었다. 비용도 꽤 들고 번거롭기 짝이 없는데 의사 선생님은 모든 아이들이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부작용으로 살이 많이 찌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다. 조카애도 키는 하나도 안 크고 살만 많이 쪘었다. 
 

4. 평범한 일상에 감사할 줄 아는 삶을 살아야겠다.

 

가만히 되돌아보면 40년 넘어 살아온 내 인생이 성조숙증도 아니었고, 재수를 해서 대학을 가지도 않았으며, 교통사고가 있지도 않았으며, 사기를 당한 적도 없었던 것이 그저 당연한 일들만은 아니었구나... 참 감사할 만한 세월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히 잘나거나 특별히 잘 살지 않아도 그냥 평범하게 살아왔다는 것, 그리고 지금 또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불평불만하거나 때로는 속상해할 것이 아니라 감사부터 해야 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이 떠올랐다.
일단 내 딸은 친구아이와 같은 케이스가 아니라는 것을 감사해야겠다.
아직 2학년이니 2차 성징 같은 것은 전혀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속도대로 성장하고 있음을 감사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평범함에서 벗어나는 어떤 경우와 사건이 생겼을 때 그 또한 긴긴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담담하게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의 경우는 이제 주사를 맞기 시작했으니 옆에서 내가 실질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사실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주사를 그만 맞아도 되는 긴 시간 동안 힘들면, 그저 곁에 있어주고 속상해하면 그저 조용히 다독여주는 언니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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