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끝나고 나니 갑자기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해진 느낌! 이 아름다운 계절에 학교 보내기가 무섭다는 ㅜㅜ 장염, 코로나, 폐렴, 백일해... 다들 각별히 조심하세요
1. 단순 복통 vs 바이러스성 장염?
2학년인 딸아이는 또래 친구들보다 매운 걸 잘 먹는 편이다. 며칠째 떡볶이 타령을 해대서 학원 마치고 와서 간식으로 먹으라고 만들어줬다. 이런! 고추장을 너무 많이 넣었나? 내가 먹어봐도 살짝 매움...
딸아이는 연신 맵다는데 무식한 엄마... 떡볶이는 매워야 제맛이지... 2학년 체면에 물에 씻어먹을 거냐... 우격다짐으로 그냥 먹임...
지난주 스케줄이 이것저것 많아서 피로가 누적되었는지 떡볶이 먹고 잠이 들었다.
소화도 안 되었을 텐데 그냥 잠듬...
한 잠자고 나니 저녁밥때라 배 안 고프다는데 미역국에 말아 억지로 다 먹임...
금요일 국어, 수학 시험이 같이 있어서 12시까지 힘들게 시킴...
적어놓고 보니 탈이 날 수밖에 없는 시추에이션...
아이는 자다 새벽에 일어나 5번이나 토했다.
토사물을 보니 떡볶이고 미역국이고 덩어리채 그대로... 소화가 하나도 안 된 듯하다.
속이 많이 불편했을 텐데 그런 애를 붙잡고 12까지 공부를 시키다니 ㅜㅜ
결국 아이는 3일간 학교를 못 갔고 열심히 준비한 시험은 치지도 못했다.
병원에서 수액을 맞으면서도 토했기 때문에 담당 의사 선생님도 고민이 많아지심...
약과 물까지 토한다면 탈수 때문이라도 입원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하신다.
입원실이 있는 아동 병원에 전화를 돌려보니 워낙 아픈 애들이 많아 빈자리도 잘 없음 ㅜㅜ
다행히 더 이상은 토하지는 않아 일단 집으러 왔지만
단순 복통이 아니고 바이러스성 장염이라면 열이 오를 테니 잘 지켜보라고 하셨다.
2.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아이들의 복통
토하는 것도 멈췄고 변도 봤고 죽도 먹고 슬슬 제 컨디션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는데 아이는 계속 병든 닭 같고 짬짬이 배가 아프단다.
병원약이 아무 효과가 없어서 결국 단골 소아 전문 한의원에 가서 보약을 지어왔다.
떡볶이는 그저 도화선이었을 뿐 위장의 맥이 너무 가라앉아 있단다 ㅜㅜ
내 체질을 빼다 박은 딸아이는 밀가루 음식, 튀긴 음식 등이 상극인 체질이다.
근데 워낙 입맛이 없다며 편식이 심하고 밥을 주면 밥알을 세고 앉았기에 그냥 뭐라도 먹고 일단 쑥쑥 크기나 해라 싶어서 빵, 과자, 치킨, 피자... 너무 많이 그리고 자주 사준 듯...
즉, 떡볶이 사건 이전에 벌써 아이는 오랫동안 속이 불편했던 듯하다.
참... 심한 표현으로 내가 미친 엄마인 듯하다.
아이가 밥을 잘 안 먹으면 잘 먹을만한 새로운 반찬을 연구했어야지 체질상 독이 되는 식품들을 먹고 싶어 한다고 계속 사주다니... 미친 엄마 맞다.
3. 모든 첨가물이 들어간 식품 다 끊기
문제가 되는 건 사실 아이만이 아니었다. 문제의 음식들을 시키면 아이 혼자 먹으라고 하게 되질 않는다. 같이 먹어대다가 나도 3년 만에 무려 10킬로가 쪘다. 맞는 옷이 없을 지경이다. 거기다 검사를 해보니 각종 성인병들이 빨간불은 아니었지만 주황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날씬했을 때는 모두 초록불인 나였기에 건강만은 자신했었다. 지금은? 빨간불이 켜질까 공포에 떨고 있다. ㅜㅜ 아이에게 이전처럼 먹고살 수는 없다고 알아듣게 설명했다. 일주일 동안 고생 너무 많이 한 딸아이는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다운 귀여운 질문 하나... 그럼 내 생일에도 케이크 못 먹어? 그것도 밀가루잖아? 생일은 예쁜 떡케이크를 사주기로 합의를 봤다. 그날 이후 우리 집엔 첨가물 들어간 음식은 없다. 간식은 고구마와 과일, 치즈 정도이고 그마저 가볍게 먹는 것으로 바꾸니 확실히 밥을 잘 먹는다. 발등이 불이 떨어지니 변할 수밖에 없다. 사 먹는 음식, 시켜 먹는 음식 일절 줄이니까 내 일이 많아졌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엄마다. 내 새끼가 그 고생하는 것을 보고도 또 원래대로 먹일 순 없다.
우리 집 식탁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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