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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학습법

나민애 교수, "국어 잘 하는 아이가 이깁니다"

by 라일락꽃잎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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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나 보다. 독서가 주는 여러 가지 유익함과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여기저기서 책 읽기를 너무 강조하다 보니 도리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막연하게만 느껴진다. 오늘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출신인 나민애 교수의 "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안철수 의원의 일화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인 안철수 의원의 어렸을 적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 어려울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고,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인턴시절에 취미 삼아 만든 것이 v3 백신이라니 그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천재인 듯하다.

그런데 안철수 의원은 실제 초등학생이었을 때는 반에서 꼴찌를 도맡아 했다고 한다. 물론 머리가 나빠서 꼴찌를 한 것은 아닐 테고, 전혀 학교 공부를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어떻게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을까? 본인 스스로 그것은 독서의 힘일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공부는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책에 미쳐 있었던 그는 실제 초등학교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는 책을 한 권도 빠짐없이 다 읽었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님 같은 분과 감히 비교할 수야 있겠느냐만은 나도 책 읽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시간과 여건이 허락한다면 하루 종일 책만 읽으면서 살고 싶다.

중요한 것은 책을 읽어야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는 압박감이 아니라 아이로 하여금 그냥 책이 너무 재밌어서 손에서 놓고 싶지 않다는 그 맛을 알게 하는 것인데, 어떻게 아이에게 그 맛을 알게 해 줄 수 있을지 고민이다.

 

2. 구체적인 독서법 정리

 

요즘은 3년 선행이 대세라고들 한다. 시대의 흐름이 그렇게 돌아간다고 하니 더 이상 내 고집만 피울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사실 선행을 결사 반대하는 입장이다.

1학년은 1학년의 것을, 2학년은 2학년의 것을 충실히 쌓아 올리는 것이 다음 학년의 것도 더 잘할 수 있는 최고의 복습이자 예습이라고 생각한다. 나교수님이 7년간 조사한 결과를 봐도 서울대 입학생들의 공통점은 선행이 아니라 독서였다. 

굳이 선행을 하고자 한다면 한 한기나 1년 정도이지, 3년씩이나 초과해서 선행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선행을 굳이 고수하시는 학부모님들이 있다면 그 또한 그들의 선택일 것이다.

그렇다면 독서의 힘으로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독서를 했는지 너무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나 교수님이 서울대생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구체적인 독서법을 하나씩 정리해 보기로 하자.

 

1. 고등학생이 되어도 중단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는 70% 정도가 책을 많이 읽었다고 답변했다.

중학교 때는 그 비율이 80%까지 올라간다.

수시와 정시까지 다 챙기느라 정신없이 바쁜 고등학교 때도 65%는 책을 읽었다고 답변했다.

 

2. 초등학교 때부터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만화든 소설이든 재밌기 때문에 많이 읽었다는 대답이 압도적이었다. 그다음은 부모님이 책과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셨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가급적 늦게 사 줄 것, TV가 집에 없다면 더욱 좋고 도서관에 자주 데리고 가는 경험을 제공해 주었다는 대답이 많았다.

 

3. 아무 책이나 읽으면 안 될 것 같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라

 

종류 상관없고 읽고 싶은 책을 무조건 많이 읽으라는 조언이 압도적이었다. 아무 책이나 읽으면 안 될 것 같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시작한 독서가 실제로 수능 준비에 큰 도움이 되고 국어 실력에 근간이 된다는 선배로서의 조언이었다.

 

4. 정신없이 바쁜 고등학생이 책 읽을 시간이 과연 있을까?

 

책 읽을 시간에 수능과 내신을 챙겨야 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닥친 현실이다. 하지만 65%에 육박하는 서울대생들이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책을 읽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짬이 나면 책을 집어드는 것이 이미 습관이 되어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즉,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초, 중 때부터 독서가 밥을 먹고, 옷을 입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행위로 몸에 익어 있었던 학생들인 것이다.

 

5. 초등 독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초등학교 입학 전이라면 책을 바로 읽는 작업보다 책으로 놀게 하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 책을 쌓아 집을 짓고, 다리를 만들어 건너도 보고, 무조건 책과 친해지게 하는 과정이 제일 중요하다.

초등 입학 후에는 저학년일 경우는 무리하게 그림이 없는 책을 권하지 말고 차츰 글밥이 더 많은 그림책으로 옮겨가게 해야 한다.

3, 4학년이 되었다면 150쪽 정도의 책을 읽어낼 수 있는 힘이 길러져 있어야 한다. 이 시기가 앞으로 독서가 성공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결정적인 시기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 혼자 읽도록 맡겨두지 말고 처음에는 앞부분을 아이와 함께 소리 내서 번갈아 읽어보면 좋다.

그다음은 소리는 내지 않고 엄마와 아이가 각자 읽고, 그다음은 아이 혼자 읽게 한다.

 

6. 글밥이  많은 양의 독서도 가능해진 다음에는?

 

정치, 인권, 복지, 환경, 경제 등 진지하고 묵직한 사회적 이슈를 접해볼 수 있는 책도 읽히기 시작한다. 대충 초등학교 고학년쯤이면 적당하다. 책 전체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 읽고 난 후에는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7. 사춘기가 절정인 중학교 시절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만 올라가도 정말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독서의 힘을 믿고 눈에 보이는 성과가 당장 나오지 않아도 무조건 많이 읽어야 한다. 수능에서 국어 영역은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속독 능력 향상에도 힘을 쏟아야 하는 시기다.

 

8. 수능이 목전으로 다가온 고등학생이라면?

 

자투리 시간이라도 짬을 내서 읽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전공이나 진로 관련 추천 도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책을 골고루 읽는다. 읽기는 읽었는데 까먹어 버리면 활용할 수가 없으니 중요 내용은 발췌해 두면 좋다.

 

9. 적게 읽더라고 꼭 읽어야 하는 책은?

 

고전 문화를 다루는 책: 전래 동화와 전설, 신화, 가상 위인전, 역사책

1950~1970년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책: 근, 현대 단편소설과 장편소설

 

10.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개념어를 확실하게 잡아주는 것이다. 제목과 목차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개념어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어려워한다면 같이 검색하거나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한 권을 다 읽지 않아도 핵심 개념어 중심으로 일부부만 읽어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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