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은 모두 몇 번까지 있나요?

1년간 피아노 학원을 다닌 딸아이가 드디어 바이엘을 떼고 체르니로 넘어갔다는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추가 질문들을 해 주셔서 비록 제가 피아노 선생님은 아니지만 최대한 잘 정리해서 QnA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바이엘, 몇 달 안에 뗄 수 있을까? 어떤 교재가 좋을까?

 

1. 바이엘은 모두 몇 권인가요?

 

저도 어렸을 적에는 피아노 학원을 다녔었습니다. 이전에는 어느 학원이나 할 것 없이 2권짜리, 즉 바이엘 <상권>/ 바이엘 <하권>이라고 적힌 교재를 사용했었습니다. 출판사의 종류도 그리 다양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4권으로 구성된 바이엘 교재를 사용하는 학원들이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음악세계 출판사"에서 나온 "아이 러브 바이엘"을 추천드렸었는데요, 4권짜리 바이엘 교재는 이 책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구성은 거의 비슷합니다)
무조건 바이엘을 빨리 뗐다고 좋아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넘어갔다고 해도 어차피 훨씬 어려워지는 체르니에 적응할 수 없을 테니까요. 바이엘 과정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정확하게 익혀야, 체르니로 넘어가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2. 바이엘은 몇 번까지 있나요?

 

상, 하로 구성되어 있는 2권짜리 바이엘은 상권이 1번~ 43번, 2권이 44번~106번까지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라고 할지라도 상권은 많이 쉬워서 크게 부담 없이 진도도 잘 넘어갑니다.  
딸아이가 쳤던 "아이 러브 바이엘"을 보면, 2권짜리 바이엘의 몇 번과 연계가 되는지 적혀 있는 곡들이 있습니다. 3권까지 다 마쳐도 바이엘 상권이나 바이엘 하권의 초반 정도입니다. 3권을 마칠 때 즈음이면 이제 플랫과 샵이 한 개 정도 붙어있는 곡들은 연주할 수 있습니다. 박자는 8분 음표까지이고, 16분 음표는 아직 등장하지 않습니다. 높은 음자리와 낮은 음자리를 한 옥타브씩은 읽고 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됩니다. 이 정도 가지고는 체르니로 들어가려면 아직 아직 멀었습니다.
아이들마다 개인차가 크겠지만 4권짜리 바이엘의 경우, 3권까지 마치는데 6개월, 마지막 4권을 익히는데 6개월 정도 걸린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피아노 학원을 처음에는 재밌게 다니다가 고비가 오기 시작하는 시점이 아마도 왼손의 반주가 복잡해지기 시작하는 부분이 가장 많을 듯합니다. 오른손 악보를 따라가기도 바쁜데 왼손마저 변화무상하니 정신이 없겠지요.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충분히 격려하고 칭찬 많이 해 주세요. 예쁜 드레스 입고 콩쿠르에 나가 멋지게 연주하는 친구들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도 동기부여가 꽤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외국어 공부만큼이나 피아노도 충분히 귀가 열려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바이엘 3권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재즈 소곡집도 같이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옥과 같이 아름답지만 꽤 어려운 곡들을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단순화시켜 놓은 곡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유튜브를 검색해 보시면 웬만한 유명한 곡들은 다 피아노 반주 영상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자주자주 들려주시면 "아~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곡이 이렇게 멋있는 곡이었구나"라는 자부심도 들고, 정확한 음감이나 박자감 향상에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3. 성인이 바이엘을 시작한다면 얼마나 걸릴까요?

 

 

흔하지는 않지만 어른이 되어서 피아노에 도전하는 분들도 분명 계십니다.
제 주변의  20~30대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면 어렸을 때 체르니 40번 정도까지 쳤던 경우는, 성장하면서 오랜 세월 치지 않았다고 해도, 다시 해 보면 손의 감각이 그때를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들을 합니다. 하지만 체르니 30번을 넘기지 못했다면 아무래도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악보는 정확하게 읽지 못 하지만, 음표의 위치를 그림처럼 머릿속에 입력해서 감으로도 잘 칩니다. 그래서 예체능은 조기교육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그런 감보다는 머릿속으로 계산해서 칠 수밖에 없을 테고 악보를 빨리빨리 읽을 수 있다면 그래도 도전해 볼 만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많이 쳤던 아이들의 손을 보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훨씬 유연하다는 것입니다. 손이 굳으면 정말 뜻대로 안 되는 것이 피아노입니다. 그래도 의지만 있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하농을 병행하면 훨씬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2024.03.05 - [어린이 학습법] - 초등학생, 체르니 40번은 몇 학년이면 뗄 수 있을까?

초등학생, 체르니 40번은 몇 학년이면 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