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목전에 두고 계신 어머님들은 여러 가지로 신경이 많이 쓰일 것이다. 그중 하나는 바로 정규 수업 후 방과 후 수업과 학원 선택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오늘은 그중 가장 많이 시작하는 학원 중 하나인 피아노 학원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제일 먼저 시작하는 바이엘을 과연 얼마 만에 떼고 체르니 100번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
1. 결코 쉽지 않은 악기, 피아노
딸아이가 다녔던 유치원은 특활수업까지 마치고 나면 오후 4시에 끝났다. 근데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일주일에 3번은 5교시, 2번은 4교시이기 때문에 1시나 2시면 하교를 하게 된다. 가장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가 초등 저학년이 아닌가 싶다. 국어, 영어, 수학... 해야 할 과목은 많지만, 초등 저학년이 아니면 예체능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시간적 여유도 없을 것이므로 피아노, 미술, 태권도 등을 시키는 어머니들이 많다.
딸아이도 초등입학과 동시에 피아노 학원을 시작했다. 엄마인 나도 초등 때는 피아노를 쳤었기 때문에 그 과정이 꽤 험난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야 새삼스럽게 드는 생각은 그때 좀 더 열심히 할걸... 악기를 하나 제대로 다룰 줄 아는 것이 얼마나 인생을 아름답게 풍요롭게 하는지 후회가 될 때가 많다.
오른손과 왼손을 서로 다른 음표를 보며 정확히 박자와 쉼표 등을 지켜가며 난이도를 쌓아 올라가는 피아노는 결코 쉬운 악기가 아니다. 도전들은 많이 하지만 1, 2년 혹은 몇 달 만에 그만두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적어도 체르니 40번까지는 마스터해야 성인이 되어서도 대단한 곡들은 아니더라도 웬만한 반주 정도가 가능할 것이다. (체르니 50번까지 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바이엘- 체르니 100- 체르니 30을 거쳐 체르니 40번까지 가기는 결코 만만치 않다. 하농과 소나티네가 추가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각종 소곡집과 이론책들로 함께 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2. 바이엘을 떼는 데 얼마나 걸릴까?
관건은 바이엘을 마치고 체르니 100번으로 넘어가는데 과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가 하는 것이다. 학교 근처 여러 피아노 학원 중에서 고심 끝에 선택한 곳에 첫 상담을 하러 갔을 때였다. 원장님께서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시길 무조건 진도를 빨리 빼 줄 것을 원하는 어머니들이 꽤 있다고 하셨다. 하지만 바이엘 단계에서 기초를 탄탄히 닦아 체르니로 올라가기 위해 결코 대충 스킵하면서 가르치지 않는 편이라 빠른 진도를 원하신다면 본인의 학원과는 맞지 않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도리어 믿음감이 갔다.
체르니까지 가는 길은 너무 멀고 마음이 급하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학원에서 진도가 나가는 만큼 집에서 예습, 복습을 시키는 일이다. 엄마도 피아노를 잘 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 정도 수준은 못 되더라도, 악보만 읽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봐줄 수 있다. 나는 영어나 수학 과목에 공을 들이는 것 이상으로 매일매일 집에서도 꼭 피아노를 예습, 복습시켜서 학원에 보낸다. 처음에는 손가락 번호를 보고 치는 것에만 익숙해지기 때문에, 계이름을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시키고, 딸아이가 반주를 하면 옆에서 노래를 불러 주었다. 학원에서나 집에서나 열심히 하는 딸아이가 대견스러웠고, 피아노와 함께 하는 딸과 엄마의 시간이 세월이 흘러도 참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드디어 1년이 지나 딸아이도 체르니 100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집에서도 열심히 연습을 시켰지만 그렇게 빨리 바이엘을 뗀 것은 아닌 듯하다. 주변 친구들과 비교해 보아도 평균 1년 정도는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열심히 시켜서 빨리 체르니로 넘어가야지라는 욕심이 있었다. 인터넷을 서치 해보면 6개월 만에 마쳤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몇 세에 시작했는지, 얼마나 꼼꼼히 익히고 넘어갔는지, 그리고 아이의 음악적 재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3. "아이 러브 바이엘"의 특징과 장단점
이 책은 어렸을 때 내가 배웠던 바이엘 교재인데, 상 하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도 이 책으로 가르치는 학원들도 있기는 한데 요즘은 한 권이 얇고 그림도 아기자기한 4권짜리 "아이 러브 바이엘" 교재를 많이 사용한다.
2권짜리 바이엘과 4권짜리 바이엘은 구성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아이 러브 바이엘"은 1권 시작부터 오른손, 왼손 연습이 같이 이루어진다. 높은 음자리표, 낮은 음자리표도 같이 시작한다. 수십 년 전에 피아노 학원을 다녔던 나는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오른손과 높은 음자리표 연습을 충분히 하고, 왼손과 낮은 음자리표로 넘어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용해 보니 아이의 눈높이 맞춰 새로 구성된 "아이 러브 바이엘" 이 책이 너무 좋았기에 강력 추천하고 싶다. 무조건 계이름을 빨리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고, 아주 간단한 계이름으로 구성된 곡이라도 모든 곡에 다 가사가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계이름을 정확하게 읽을 수 없어도 처음에는 손가락 번호가 거의 다 적혀 있기 때문에 곧잘 잘 따라 한다. 2권짜리에 비해 빨리 한 권을 뗐다는 성취감도 있다. 아이가 지루해하거나 딱딱하게 느끼지 않고 즐겁게 첫 피아노와의 스타트를 끊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아이 러브 바이엘", 학원에 보내기 전 엄마표 피아노를 하기 위한 교재로 선택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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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엘 교재에 대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알기 원하시는 분은 다음의 글을 참조해 주세요.
바이엘을 마친 후 체르니 과정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다음의 글을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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