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필립 수학전문학원의 김필립 원장님의 강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초등 저학년에 연산을 확실히 잡아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어머니들이 많으신데 과연 그런걸까?
연산만 확실히 잡아놓으면 앞으로 정말 우리 아이의 수학은 탄탄대로일까?
초보엄마인 나는 왜 이렇게 오류 투성인지, 진작 전문가들의 강의도 듣고 공부를 했었어야 하는데, 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심정으로 들었던 강의였다.
1. 우리 아이는 수학 머리가 너무 없는 것 같다?
올 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나의 딸은 자연주의 유치원을 나왔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12년간 긴긴 공부 마라톤을 시작해야 하는데 유치원 때 만큼이라도 자연속에서 실컷 뛰놀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런데 왠 걸? 자연주의 유치원을 보내놓고 나니 공부에 대한 걱정이 더 커지는 것 같았다.
일반 유치원을 나온 친구들에 비해 뒤쳐지지는 않을까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5세때는 일단 유치원에 잘 적응하는 것을 최대 목표로 하고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 외에는 어떤 학습도 시키지 않았다.
6세 들어 일단 한글떼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복잡한 받침이 들어가면서 힘들어 하기는 했지만 듣기, 말하기가 잘 되는 국어의 읽기와 쓰기는 그다지 힘들어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다음은 수학... 곱셈, 나눗셈은 학교 들어가서 천천히 하기로 하고 덧셈, 뺄셈 만큼은 확실히 시켜서 학교에 보내야 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한 자리 수는 암산이 안 되면 손가락, 발가락을 동원해서라도 그런대로 쉽게 쉽게 했다.
그런데 문제는 십의 자리의 덧셈과 뺄셈 중 받아올림과 받아내림이 있는 경우였다.
내 딴에는 최대한 야단치지 않고, 쉽게 쉽게 차근차근 여러 번 반복해서 설명해 주었고, 문제집도 10권 정도는 풀었다.
처음은 많이 헤매더니 오답률도 많이 줄었고 속도도 꽤 빨라져, 이 정도면 1, 2학년 정도는 커버되겠지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기절할 뻔 했던 사건이 여행을 다녀온 후 일어났다.
매일 매일 1~2장씩은 꾸준히 풀게 했었는데 당연히 여행기간 동안은 한 문제도 풀지 않았다.
일상으로 돌아와 다시 풀게 했더니, 아이는 한참을 망설이며 앉아만 있었다.
어서 풀라고 다그쳤더니 갑자기 십의 자리와 일의 자리를 더하기 시작했다.
십의 자리와 일의 자리를 도대체 왜 더하는 건지...
더해서 나온 숫자를 또 다른 숫자와 빼보기도 하고 다시 더해 보기도 한다.
아...
그동안 딸은 나의 설명을 전혀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구나... 열권이나 문제집을 풀면서도 덧셈과 뺄셈의 원리는 이해하지 못 한 채, 그저 반복에 의해 기계적으로 풀었던 것이었는데, 답이 맞으니 나는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순간 말문이 막혔고 그 날로 수학 문제집 풀기는 중단했다.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아직은 본격적인 덧셈, 뺄셈은 시작도 하지 않았고, 서수와 기수를 배우고 있으니 당장 문제 될 것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정말 딜레마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다른 과목은 그렇다 치더라도 수학이 저래서야 도저히 공부로 빛을 보기는 어려울텐데...
2. 과목마다 큰 편차를 보이는 아이
평소에는 그다지 야단을 많이 치거나 무섭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부를 시킬 때는 제법 엄한 엄마로 돌변했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엄마가 집에서 가르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모든 과목을 사교육에 의존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자 아이라서 그런지, 타고난 지능이 그런건지, 똑같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도 과목별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수준이 많이 차이가 났다.
영어와 국어는 책 읽어주는 것도 좋아하고 설명을 해 주고 꾸준히 연습을 시키면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뛰게 보였다.
하지만 위의 사건으로 딸의 수학머리에 대한 나의 고민은 점점 커져 갔다.
이 때 찾아서 들었던 김필립 원장님의 강의는 정말 큰 깨달음을 주었다.
연산이란 수학의 하나의 도구일뿐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반드시 마스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저 그 원리를 정확히 알고 식을 세울 수 있으면 계산은 어느 정도 틀려도 된다는 것!
초등 저학년은 아직 천둥벌거숭이여서 정서 자체가 당연히 실수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초등 저학년 때 연산이 완벽하지 않다고 해도 학년이 올라갈 수록 아이는 더욱 차분해지고 꼼꼼해지므로 그 격차를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다만 중요한 것은 가감승제의 스킬보다는 그 개념을 정확히 알고 넘어갈 수 있도록 신경쓰고 정확히 식을 세웠다면 폭풍칭찬해주라고 하셨다
물론 식은 정확히 세웠는데 연산 실수로 답이 틀렸다면 약간의 아쉬움은 남겠지만, 아이를 연산 기계로 만들기 위해 안달복달하게 되면 수학적 창의력을 모두 잃어 버리게 되고 평생 수학에 정이 떨어져 버린다는 것이었다.
한번에 정확히 계산해내지 못 하더라도 검산의 과정을 거쳐 정답률을 높일 수도 있다.
검산을 하려면 그만큼의 시간을 세이브해야 하는데, 그럴수록 더더욱 필요한 것은 가감승제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정확하고 빠르고 식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장님의 강의를 듣고 보니 조급했던 나의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
이 강의를 듣지 않았더라면 어떻게해서든 연산의 실수를 때려 잡고자 더욱 더 많은 문제집을 풀게 하고 다그쳐서 아이는 수학과는 점점 멀어지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좀 더 길게 내다보고 당장의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다.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깨달은 만큼 다른 과목에도 그 원리를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딸은 미술은 좋아하지만 피아노는 싫어한다.
누구누구는 벌써 체르니로 넘어갔다더라는 소문에 늘 마음이 급했었지만 딸 아이는 손이 조금 작은 편이다.
자기도 잘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손가락이 잘 돌아가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럼 지금 좋아하는 미술을 많이 하게 해 주고, 좀 더 커서 손도 커지고 손목 힘도 더 붙으면 그때 다시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조금 늦게 시작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임을 깨닫고 나니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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